🐾 영화 《괴물》 감상문 –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세상
처음 영화 《괴물》을 봤을 땐,
“국산 괴수영화? 얼마나 무섭겠어” 하는 마음이 솔직히 좀 있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되고, 한강 다리 밑에 괴물이 등장하는 그 순간부터
그 생각은 완전히 뒤집어졌다.
《괴물》은 단순한 괴수영화가 아니었다.
그 안엔 가족의 이야기, 사회 시스템에 대한 풍자,
그리고 우리가 외면해온 진짜 ‘괴물’이 담겨 있었다.
🎬 한강에 괴물이 나타났다
영화는 서울 한복판, 평화롭던 한강 공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아무런 예고도 없이 등장하는 거대한 괴물.
시민들은 도망치고, 구조는 없고, 혼란만 가득하다.
그 장면은 정말 압도적이다.
특수효과나 CG도 인상 깊었지만,
그보다 무서웠던 건 사람들이 허둥지며 도망치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현실감이었다.
'저 상황에 내가 있었다면?' 하는 상상이 절로 들었다.
괴물은 순식간에 강두(송강호)의 딸 ‘현서’를 납치해 사라진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이야기는 ‘딸을 되찾기 위한 가족의 사투’로 전환된다.
하지만 이 과정이 정말 묘하다.
가족은 분명히 고군분투하는데, 도와주는 시스템은 하나도 없다.
🧍♂️ 이상한 사람들 vs 이상한 사회
《괴물》 속 가족은 사실, 어딘가 부족하다.
어리숙하고, 가난하고, 어쩌면 믿음직스럽지도 않다.
송강호가 연기한 ‘강두’는 멍청하다고까지 느껴질 정도로 무기력해 보인다.
그의 여동생은 양궁선수지만 결정적 순간에 늘 망설이고,
남동생은 대학까지 나왔지만 백수다.
그럼에도 이 가족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게 너무 좋았다.
한편, 정부와 언론, 군대는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괴물’을 제대로 상대하지도 못한 채,
계속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미국이 괴물을 만들고도 책임지지 않고,
“괴물이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근거 없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진짜 괴물이 저 한강 속에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괴물보다 무서운 건 가족을 잃는 것
이 영화는 어찌 보면
가족이 흩어졌다가 다시 뭉치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현서’가 있다.
가족은 그녀를 되찾기 위해 병원에서 탈출하고, 도망다니고,
괴물을 추적하고, 결국 마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너무나 절박한 장면들이 있다.
특히 강두가 딸을 두고 괴물을 놓치는 장면은
보고 있는 나도 “제발 좀!” 하면서 가슴을 쳤다.
딸을 구하고 싶은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버지의 무기력함.
그건 괴물보다 훨씬 무섭고, 마음 아팠다.
💉 ‘에이전트 옐로우’ – 비판의 정점
후반부엔 정부가 **‘에이전트 옐로우’**라는 화학약품을 투입한다.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서라지만, 그 실체는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또 하나의 재앙이다.
이 장면은 영화의 메시지를 정면으로 던지는 부분이다.
국민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국민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현실.
봉준호 감독은 이 장면을 통해
정부와 시스템에 대한 강한 비판을 시도한다.
그 장면은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이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정치적 하이라이트’였다.
무서운 건 괴물이 아니라, 그걸 핑계 삼아 더 위험한 행동을 저지르는 사람들이었다.
🍲 라면과 소주, 평범한 사람들이 만든 기적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가족의 모습 때문이다.
괴물과 맞서 싸우고, 믿어주지 않는 세상 속에서
끝까지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가족.
그들이 먹는 국밥, 소주, 라면…
그 모든 게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송강호는 말없이 슬픈 표정 하나로 모든 걸 설명했고,
고아성(현서 역)은 어린 나이에도 강한 생존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들의 연기와 연출이 어우러져
《괴물》은 단순한 괴수영화를 넘어
진짜 사람 이야기가 되었다.
🎯 마치며 – 괴물은 누구였을까
《괴물》은 처음엔 ‘재미있는 영화’였다.
그런데 보고 나면, 생각이 많아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의미가 새어 나온다.
괴물은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그게 진짜 괴수였을까?
아니면, 무책임한 정부?
무관심한 사회?
혹은, 진실을 보지 않으려는 우리 자신?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마음 한 켠이 아려온다.
그리고 괜히 가족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밥 먹었어?”라고.
그게 《괴물》이 가진 진짜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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