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

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라따뚜이 포스터

    영화 라따뚜이 감상문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라따뚜이(Ratatouille)’는 요리를 사랑하는 시골쥐 ‘레미’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음식과 창의성, 그리고 꿈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프랑스 파리의 고급 레스토랑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는 철학 아래, 사회적 편견과 한계를 뛰어넘는 열정과 도전을 이야기한다. 음식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과 동물, 계급과 창조성, 정체성과 존중을 모두 담아낸 이 작품은 단순한 가족 애니메이션을 넘어선 깊이와 감동을 전한다.

     

    작지만 위대한 요리사, 레미가 전하는 메시지

     

    ‘라따뚜이(Ratatouille, 2007)’는 쥐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이미 큰 신선함을 준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쥐를 더럽고 기피해야 할 존재로 여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전제를 정면으로 부정한다. 주인공 ‘레미’는 비범한 미각과 후각을 가진 쥐다. 그는 맛과 향을 조합하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으며, 인간의 요리를 동경하며 자신만의 요리 철학을 키워간다. 레미는 프랑스 시골의 하수도에 살며 음식물 쓰레기를 통해 요리를 연습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파리의 한 유명 레스토랑 ‘구스토’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서 그는 주방 보조생 ‘링귀니’와 협업하며, 인간의 손을 빌려 요리라는 예술을 구현하게 된다. 링귀니는 요리에 전혀 소질이 없지만, 레미의 도움을 받아 놀라운 요리를 만들어내며 점차 주방에서 주목받게 된다. 이 영화의 핵심은 바로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Anyone can cook)’는 구스토 셰프의 철학이다. 이는 단지 요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특정 분야는 ‘선택받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레미는 쥐라는 이유만으로 요리에서 배제되어선 안 된다는 것을 몸소 증명한다. 그는 자신이 처한 환경, 인간과 동물이라는 절대적 경계를 넘어, 순수한 열정과 실력으로 인정받는다. 이러한 이야기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울림을 준다. 사회가 정한 ‘적합성’의 기준을 넘어서, 진짜 재능과 열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 속 레미는 요리에 대한 순수한 사랑 하나로 꿈을 이루어가는 존재이며, 그 모습은 모든 꿈꾸는 이들에게 큰 응원이 된다.

     

    요리는 기술을 넘어 마음을 담는 예술이다

    ‘라따뚜이’는 단순히 요리 장면이 멋진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음식이 가지는 문화적, 정서적, 사회적 의미를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비평가 ‘이고’가 라따뚜이 요리를 먹는 장면은 이 영화의 주제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고는 냉소적이고 까다로운 음식 평론가로, 한때 ‘구스토’의 평판을 떨어뜨렸던 장본인이다. 그는 링귀니와 레미가 만든 ‘라따뚜이’를 맛보고, 그 순간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던 따뜻한 채소 스튜의 기억에 젖는다. 눈빛이 바뀌고, 몸이 멈추고, 그 음식 하나로 마음이 열리는 장면은 음식이 단순히 혀를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서, 기억과 감정을 자극하는 예술임을 보여준다. 라따뚜이라는 음식 자체도 상징적이다. 프랑스 남부의 서민 음식인 이 요리는 화려하진 않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깊은 정성과 손맛이 필요하다. 이는 곧 ‘진짜 요리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고급 재료나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음식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이야말로 요리의 본질이라는 것. 레미는 이 점을 가장 잘 실천한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음식을 함부로 다루지 않으며, 늘 재료에 경외심을 가지고 요리에 임한다. 그가 동료 쥐들에게 요리의 소중함을 설파하는 장면은 단순한 교육이 아닌 철학의 전달이다. 또한 이 영화는 협업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레미는 링귀니와 함께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수 없었고, 링귀니 역시 레미 없이는 자신의 재능을 발현할 수 없었다. 인간과 쥐라는 불가능한 조합이 요리라는 매개로 연결되며 서로를 보완하고, 함께 성장한다. 그 과정은 단순히 귀엽고 신나는 해프닝이 아니라, 진정한 파트너십의 본질을 보여준다.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는 말의 진짜 의미

    ‘라따뚜이’는 단지 아이들을 위한 유쾌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이 작품은 꿈, 열정, 창의성, 편견, 가능성 등 인생의 여러 요소를 담백하지만 깊이 있게 다룬다.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는 구스토 셰프의 말은, 사실 모든 삶의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제한한다. ‘나는 안 될 거야’, ‘저건 나와는 무관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기회를 닫아버린다. 하지만 레미는 그런 한계를 깨뜨린다. 그는 요리를 사랑했고, 그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 더불어 영화는 말한다. ‘작은 존재도 위대한 꿈을 꿀 수 있다’고. 크기나 출신, 종족이 아니라, 그 사람(혹은 쥐)의 마음과 태도가 결국 그를 특별하게 만든다는 것. 비평가 이고가 마지막에 남긴 평론 역시 이 영화의 철학을 대변한다. 그는 말한다. “위대한 요리사는 어디에서든 나올 수 있다. 그것이 비범한 사람에서든, 평범한 이들 중에서든, 심지어는 기대하지 않은 존재로부터도.” 이 말은 곧 레미의 존재를 통해 증명된다. ‘라따뚜이’는 보는 이의 나이나 취향을 가리지 않는다. 누구든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마주한 어떤 편견이나 한계 앞에서, 이 영화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는 말은 단지 요리를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누구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존재’라는 믿음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믿음은, 때로는 가장 작고 약한 존재로부터 시작된다.

    반응형